거의 볼 수 없는 풍경이져. 아마도 연출된 사진인듯.
씨클로는 베트남 스타일의 자전거 택시이다.
동남아에 이런저런 자전거 택시가 있지만 3발이 자전거 뒤쪽에서 기사가 느릿느릿 페달을 밟고,
앞쪽에 손님이 타는 씨클로는 베트남의 아이콘이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씨클로를 베트남어로 쓰면 Xích lô 다.
그러니까 읽어보자면 ‘씩 로’가 되는데, 실제로는 불어의 cyclo에서 온 말이다.
요사이 베트남 큰 도시에서 시클로는 실제로 대중교통의 역할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관광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
솔직히 씨클로를 타고 바가지 요금을 걱정하면서 빵빵거리는 오토바이와 차들 사이를 매연을 가득히 마시면서 다니는 것은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베트남 친구들도 쎄옴(xe om, 오토바이택시)이나 택시 하다 못해 버스를 타는 식이지 왠만해서는 씨클로를 타지 않는다.
느리고 그닥 21세기에는 실용적인 물건이 아닌 까닭이다.
2018년도 베트남 씨클로를 모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다.
그리고 특히나 사이공에서 씨클로 드라이버들은 예전에 남쪽출신이었다가 북쪽에게 패망 후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하지 못해서 씨클로의 길로 나선 사람들이 많다.
1975년 베트남이 통일된 이후 1994년 그러니까 미국의 엠바고가 풀릴 때까지 베트남 경제는 다른 세계와는 고립된 상태였다.
덕분에 차는 물론이고 제대로 된 오토바이도 잘 수입이 되지 않던 상황이었다.
이 시기 씨클로는 베트남 사회에 안정적인 운송수단의 역할을 했었다고 한다.
쎄옴도 택시도 거의 없던 당시 씨클로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심지어는 공장물건들을 이 공장에서 저 공장으로 보내는 일까지 담당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에 베트남에 소위 외국관광객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상대적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관광객들에게 몰리기 시작하고,
돈이 궁한 시끌로 운전사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엄청난 바가지들을 씌우면서 악명이 높아졌다.
참고로 대부분 처음에는 낮은 가격으로 손님을 태우고 내릴 때 바가지를 씌우는 식이다.
덕분에 요사이 대부분의 관광객은 길거리에서 호객하는 씨클로보다는 여행사를 통한 관광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씨클로를 이용하고 있다.
요사이 상대적으로 젊은 씨클로 운전사들은 (40대 정도) 이런 식으로 여행사를 통해서 일을 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실제로 씨클로들이 여행사에 소속된 것은 아니고, 보통 여행사와 친분이 있는 대장 아저씨한테 연락해서 “몇 명 정도가 필요하져” 하면 아저씨가 친구나 동생들을 불러오는 방식이다.
왠지 베트남의 아이콘과 같은 씨클로는 뭐랄까 일단 베트남 사람들로부터 멀어졌고, 이제는 유럽인들을 위주로한 관광객들의 코스로 전락을 한 모습이다.
베트남 정부나 일부 여행사들이 이런저런 업그레이드를 시도했지만 처음부터 민중들의 도구였던 특성이랄지 개발 위주의 정책이 불러온 거리랄지 하는 것들이 씨클로의 미래를 그리 밝게 만들지는 않고 있다.
왠지 타고 있으면 베트남 예전 거리를 주유할 것같은 그런 느낌의 녀석이지만 현실은 뭐 만만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식으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이공 씨클로 카페 등에 앉아서
“아아, 씨클로란 말이지 일종에 인력택시 같은 것이라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말이야”
등등의 말을 할 것만 같다.
2018년도 씨클로는 뭐랄까 멀어지는 그런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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