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배워볼까 하고 자료를 찾으면 쉽게
'다 필요없다. 이것만 알면 끝난다' 혹은
'아주 짧은 시간에 엑기스만 해치우면 완성' 이라든지
'2주만에 들리기 시작했어요'
등등의 말로 시작하는 교재들을 먼저 만나게 된다.
그 동안의 이런저런 경험으로 볼 때 어떤 것을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드는데에는 대충 비슷한 시간과 노력이 든다.
왕도는 없다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타고날 수 있자나) 걸릴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본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더군다나 상대적으로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까짓 것 내가 대충봐도 사사삭 이해할 수 있다구'
라는 생각에 쉽사리 빠진다.
덕분에 예전에 알던 그리고 아직도 우리회사를 다니시는 어떤 분은 현장에 나와서 기술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시고는 옆에서 바라보거나 술 마시면서 농담따먹기 한 정도를 바탕으로
'뭐 그까이 기술... 내가 더 많이 알고 더 잘함'
이라고 떠들고 다니시기도 했다. 요사이는 뭐라고 하시는지.
물론 그 분은 이쪽 기술이 없으시고 진급은 하고 싶고 등등의 이유로 일종의 포장을 하고 다니신 것일 수도 있지만,
덕분에 그와 비슷하게 떠들고 다니는 분들을 아직도 만나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위 요약, 축약, 다이제스트, 이것만 알면 등등을 좋아하는 것 같다.
교재들도 그렇고, 보고도 그렇고.
이런 저런 설명을 하다보면
"야야, 한 마디로 뭐야?"
라는 말을 듣는데, 예전에 부대에서 정작과장님께 설명드리던 생각이 물씬난다.
얼마 전에 회사시스템에 '교육계획'이 떠있길래 봤더니,
뭐랄까 각 주제를 1-2시간에 축약해서 하루 이틀 안에 엄청난 내용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 중 한 주제는 내가 일주일 내내 가르치면서도
'아아, 이게 시간이 모자라 다 설명하기가...'
하는 아이템도 있다.
과연 어떤 아이큐의 인간이 그 방대한 주제를 그리 짧은 시간에 다 이해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일부 인간들이 '알고보니 별거 아니네' 하는 것도 예상이되고
전문가는 리더가 될 수 없는 현실과
이전에 사장이 우리를 모아놓고 했었던 '못된 놈이 리더가 되어야 된다'라는 설교가
결국은 이런 식의 접근방식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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