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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항공독서기 - 채식주의자

by mmgoon 2016. 8. 17.




솔직히 이 책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고른 책은 아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당장 내일 아침에 비행기를 타야했고, 집에 남아있는 책들은 모두 다 너무 두꺼웠기 때문에 

어떻할까 고민하다가 나름 아이디어를 내서 (이제서야 -_-;;;) 인터넷 서점에 가입을 하고 소위 ebook을 다운 받은 것이다. 



서점에서 몇 시간이고 책을 고르는 일은 좋아하지만 왠지 웹사이트에서 책을 고른다는 것은 

뭐랄까 책 같지도 않고 아상하리만치 시간에 쫒기는 것도 같고 아무리 구경을 해도


'아 이 책이 괜찮겠군' 


하는 마음이 들지를 않는다. 

이런 이유로 그 동안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비효율적이지만 굳이 종이책을 보고 있었다.  이런 구세대 -_-a




이번에도 여지없이 계속 밀리는 기분으로 책을 살펴보다가 (도데체 이건 무슨 정신적인 기작인지) 소위 베스트셀러에서 이 책을 선택했다. 


'뭐 달랑 2시간 날아가는 하노이행 비행기라구'

'설사 책이 완전히 별로라고 해도 심각한 여행도 아니고, 무엇보다 종이책보다 저렴했으니'

'게다가 시간이 없었지. 이게 가장 큰 이유야'


등등의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기본정보는


-  제목 : 채식주의자

-  작가 : 한강

-  출판사 : 창비

-  가격 : 8400원 (ebook, 2016.8.14일 알라딘에서 구입)




이 책은  연작소설이라고 설명이 붙어있는데, 

그러니까 각각의 챕터가 있고, 각 챕터의 주인공들은 다르자만 서로 연결된 이야기로 되어있다. 

그리고 나중에 안 것인데 각 챕터는 창작과 비평을 비롯한 몇몇 문예지에 실렸던 내용을 모은 것이다. 


복잡한 플롯으로 시간을 앞뒤로 가는 것은 아니고, 일정하게 시간이 흐르고 각 단계에 따라 화자 즉 주인공이 바뀌는 구조다.


일상 생활에서 작은 변이들이 생겨나고 이것들이 일상성에 묻혀있는 주인공들을 자극하고 주인공들은 나약하게도 이에 반응을 하면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언듯 지겨우리만치 일반적인 인생들이지만 늘 그렇듯이 각 사람에게는 자기의 세계가 가장 특이하고 특별한 것이기에 이야기가 된다 뭐 이런 식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사회가 발달해서 그런지 남들이 인식하는 나와 즉 관계속에 나 자신과 자신이 인식하는 혹은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문득 느껴지는 나 사이의 괴리를 그리는 작품들이 자주 보이가 시작하는데 이 소설도 그런 느낌이 든다. 뭐 아님 말구 -_-;;;


덕분에 왠지 일본의 90년대식 소설의 기분도 나고, 일상을 그려낸 작품인 까닭에 그닥 어렵지 않게 술술 읽혀진다. 

덕분에 너무 빨리 읽어버린 바람에 이렇게 돌아오는 비행가에서 시간이 남아 이 포스팅을 적고 있다. 

참고로 호치민으로 돌아오는 비행기가 택싱을 시작하기도 전에 모두 읽을 수 있었다.  



작가는 묘사적인 상황을 전개해 나간다. 

이런 묘사들을 통해 각 단계의 주인공들의 행동과 사고에 독자들이 공감하기를 바란듯이 말이다. 

장점은 큰 노력 없이도 작가가 원하는 대로 스토리를 끌어갈 수 있고 

단점은 뭐랄까 너무 세심해서 답답한 여자친구나 어머니 처럼 (아, 난 가져본 적이 없군 -_-;;;;) 좋지만 답답한 느낌이 있다. 

뭐 개인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이지 묘사가 떨어진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내용이야 뭐 스포일러이니 얘기하지 않기로 하고, 개인적인 느낌은 뭐랄까 괜찮은데 깊지는 않다는 그런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감정적인 혹은 감성적인 부분이 약한 나로서는 


'글세, 이 정도까지 감정의 상상을 연장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그렇다고 좋지 않은 소설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고....


결론은...

짧은 비행에 어울리는 소설

스토리를 중심으로 하는 사람은 지겨울 수 있다.

뭐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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