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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베트남

2014 자선행사(?) 보고서 - 세째 날 체육행사 그리고 호치민 귀환

by mmgoon 2014. 12. 6.

아아 일어나자 머리가 깨져온다.

오늘 오후 경기로 내 조를 잡아준 주최측에 감사를 드리면서 (그래 얘들아 오전이었다면 100% 결석(?)이었단다), 

대충 씻고 골프장을 향했다.


골프장에 차려진 행사장 실제로는 부페식 런치에 어제 같이 뛰어놀던(?) 수 많은 인간들이 모여서 

서양식, 베트남식, 그리고 한국식으로 나름 해장을 시도하고 있었다.


"아아- 안녕?"

"아아아- 제발 소리지르지마 머리가 울려"

"나 건드리지마라 바로 나온다"

"이 나쁜 인간들 내가 그렇게 더 못 마신다고 했는데"

"웃기지마라 니가 더 먹자고 난리 쳤거든"


등등의 술 마신 다음 날 충분히 나옴직한 대사들이 이어졌다.



하늘을 보니 오늘도 맑고도 맑은 날이 분명했다.

이미 오전 경기는 진행중이었고, 아에 디제이까지 불러서 음악은 하늘로 쿵쾅거리고 있었다.



오늘도 가벼운 음주로 경기를 준비중인 무리들






디제이들도 신나게 음악을 틀고....




퍼 국물로 속을 대충 진정시키고 경기를 시작했다.


"자자, 잘하면 우리가 상을 탈 수도 있어"

"웃기네. 자기 핸디 숨기고 등록한 저 인간들이 이미 10언더를 치고 있단다"

"머시라?"



하아- 이걸 언제 다 치나?





오늘의 경기도 어제와 다르지 않게 바람은 휭휭 미친듯이 불어댔고, 

날은 더웠고, 어제 미쳐 뿌리지 못했던 각종 알콜성 마실것들을 미친듯이 뿌려댔고, 고기 굽는 연기는 하늘을 덥었다.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할리



오늘도 ㄱ네 회사 부스에서 한 잔



경기중에 마가리타와 함께 노래를 감상하는 중




"자자, 미스터 킴. 특제 마카리타에염"


평소에 다니는 No. 5 바에서도 이번 대회에 출장을 나왔다.


"뭐가 특제라는 것이지?"

"아아 그러니까 킴을 위해서 술을 더 넣었다구여"

"아아아-"

"그리고여 여기서 홀인원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을 하시면여 저기 저 벤츠를 상으로 준대여"

"아아 지금 상태에 이 술까지 마시고 공이나 맞출지 모르겠다고"

"암튼 차 따시면 저도 좀 빌려주세여"

"면허는 있고?"



물론 마카리타를 큰 잔으로 다 마시고 티박스에 올라가서 힘찬 스윙을 휘둘렀으나 

홀인원은 하지 못하고 (아아- 힘 빼고 스윙해야 하는데) 경기는 계속됬다.


"아아, 넘 지친다. 포기하고 싶어"

"장난쳐? 니가 포기하면 내가 더 쳐야 하자나"

"포기하기만 해봐봐 다음번부터 아에 입찰에 참여 못하게 할 거야"

"아아- 호치민 돌아가기 싫어 (뭐?)"


등등의 따뜻한 대화들을 나누면서 겨우겨우 경기는 마쳤고, 해는 져서 어둑어둑했다.





슬슬 어두워지는 하늘




호텔에 가서 대충 짐을 정리하고 (어짜피 내일 아침에 정리할 정신이 아닐 것을 알기에) 

택시를 잡아타고 폐회식이 거행(?)되는 행사장엘 갔다.


"안녕하세염. 저희는 알프레스코에서 나온 케이터링입니다"

"아아 그렇군여. 저기 피자를 이거하고 저거 주세염"

"여기 명함이 있는데 혹시나 호치민에서 주문이 필요하시면..."

"아아, 제가 그 점포 근처에 살아서 일주일에 2회는 배달시킨다는..."


등등의 대화를 나누면서 저녁을 먹었다.



오늘의 만찬장소




지난 번과 다른 점은 이제 베트남 친구들도 엄청나게 골프를 친다는 것이다.

덕분에 식장은 수 많은 베트남 친구들로 가득했고, 엄청나게 시끄러웠다.


"야야, 너네 팀은 상 받냐?"

"말이 되냐 그 술을 마시고"

"나는 그냥 행운권 추첨 때문에 온거라니까"

"나도 그런데"




오늘도 행사 도우미로 나선 봄양



오늘도 필리핀 가수들의 공연



행사가 끝나고 (흑흑- 아무것도 못 받았다. 아이폰 6는 땡겼었는데) 어제와 같은 코스를 돌면서 뭐랄까 아쉬운 마지막 밤을 보냈다.

원래는 대충 행사가 끝나고 호치민으로 올라가려고 했으나


"알간? 이게 모두 안전을 위한 것이야. 암튼 다 필요없고 해 지면 붕타우에서 호치민으로 이동하지 마라구"


라는 소장님의 말씀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훗훗- 뭐든 핑계는 필요한 것이져) 회사 안전규정을 바탕으로 1박을 더 한 것이다.



역시나 호치민에 돌아가서 일하기 싫은 무리들 (내 친구들이라 부르져)은 호치민 귀환을 미루고 마지막 밤을 난리를 치면서, 

일부는 바 테이블 위로 올라가고, 일부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보냈다.





역시나 예상한대로 눈을 떠보니 호치민으로 출발할 시간이 거의 다되었다.

대충 이만 닦고 호치민으로 올라가는 차에 올랐다.

차에 오르자마자 바로 기절해서 2시간 동안 쿨쿨 잠에 빠지고 나자 아저씨가 집이라고 내리란다.


집에 들어와서 대충 골프백과 짐들을 던져두고 점심을 뭘 먹을까 하면서 빨래를 돌리고, 대충 짐을 정리하자 저녁이 되었다. 

뭐냐?



뭐 이런 식으로 올 해의 자선행사를 빙자한 광난의 행사가 끝이났다.

내일부터 모른척하고 정상적인 회사생활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두려움이 몰려온다.

올 해도 즐거웠다는 얘기가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