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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베트남

번쩨(Ben Tre) 다녀온 이야기

by mmgoon 2014. 4. 17.

석유회사들은 뭐랄까 워낙 일반 사람들과 먼 사업을 하다가 보니까 

(다른 말로 하자면 일반 사람들이 도데체 저들이 뭔가 하는지 본 적이 없기에)

나름 열심히 사회적 공헌들을 하는데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 이건 아닌듯 -_-;;), 

이게 단순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석유회사들이 사업을 하는 해당국에서도 이런 활동들을 합니다.


이런 소위 석유회사 스타일의 사회 활동의 하나로 울 회사가 베트남 남부 번쩨 

(Ben Tre, 원래는 벤쩨로 알았는데 오늘 동네 사람들이 주로 번쩨라고 발음하는 것을 알았져) 

지역 작은 마을에 학교를 하나 지었고, 몇 차례에 걸쳐서 도서관이라든지 컴퓨터실 등등을 추가로 지었는데, 

이번에 추가로 8개 교실을 증축하는 일이 끝이났습니다.



원래 사회활동은 내 쪽 일이 아니라서 그 동안 별 관련은 없었는데 얼마전에 소장님이


“이번 준공식에 누가가나?” 하시다가

“그래 별 할 일 없는 김군도 같이 가지" 하셨다죠. 


뭐랄까 왠지 강한 반항을 보여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당시 별 말이 생각나지 않아 오늘 번쩨 방문팀에 합류하게 되었답니다. 

아 이렇게 쓰고 나니 왠지 바보같군 -_-;;



번쩨는 그러니까 현재 살고 있는 호치민시에서 메콩강을 바라보며 서남쪽으로 가야 나오는 메콩델타에 한 도시입니다. 

예전 베트남어 선생님인 후엔 새임의 고향이죠. 덕분에 이 전에도 몇 번 다녀왔던 곳입니다.


차로 3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아침 7시에 회사에서 출발해야 했죠. 

흑흑- 일찍 일어나는 것 싫어.

지난 번과는 달리 다리가 생겨서 배로 건너지 않고 바로 갈 수 있었습니다.



벤쩨 가기 전에 있는 도시인 미토(My Tho)에서 일단 아침을 해결했습니다. 

국수를 먹을까 하다가 결국 간단히 반미(베트남식 샌드위치)로 때웠습니다. 



미토에 있는 레스토랑. 결혼식 피로연 같은 것도 하는 분위기였죠.




미토와 번째 사이에 놓인 다리. 나름 멋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차를 몰아 비포장도로를 지나고 좁은 골목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초등학교에 도착을 했습니다.



도착한 초등학교




수업시간이 끝났는지 많은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거나 학교앞 구멍가게에서 간식들을 사먹으면서 

이 더운 날 양복을 떨쳐 입은 외국인들인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다죠.


학교 안으로 들어가 보니 학교 운동장에는 이미 행사를 위한 천막이 쳐져 있었고, 

관계자 그러니까 학교 선생님들과 지역 정부인사와 지역 공산당 인사들 

그리고 이번 시공사의 높은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천막 앞쪽에 나름 VIP석에 앉았습니다.




오늘의 준공식장




뭐 이렇게 적으면 나름 ‘오오' 할 수 있지만 실상은


-  운동장 가운데 작은 천막이었고 (흑흑 몸에 일부는 태양볓에 노출), 

-  애들은 신기하게 구경중이었으며 (예전 어렸을 적 외국인 구경하던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  운동장 한 편에서는 이따가 먹을 점심이 열라 준비중이었으며 (흑흑- 땅바닥에 놓지말고 뭔가 깔으라고)

-  동네 강아지들은 뭔가 신기한 사람들과 음식 냄새로 인해 흥분해서 돌아다니고 있는


그런 뭐랄까 심각하지 않은 분위기 였습니다.



식순에 의거해서 초등학교 아이들이 100% 베트남 노래를 부르거나 율동을 하면서 준공식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공연(?)을 한 아이들은 공연이 끝나자 주섬주섬 짐을 챙겨 늦은 하교를 하더군요. 

흠흠- 어짜피 선생님들이 시킨 것이었으니 뭐 할 말은 없습니다.












그리고 소위 님들의 연설이 이어졌죠.

한글로 들어도 지겨운 연설을 베트남어로 듣고 있으니 넘 졸리더군요.



마지막 순서는 바로 테이프 커팅

끌려 나가서 쑥스럽게 테이프를 잘랐습니다. 

참고로 베트남은 테이프라기 보다는 길 천 조각을 썰어댑니다. 



"이것들이 빨랑 빨랑 자르지 않고"




이렇게 행사가 끝나고, 울 회사는 지역정부와 학교로부터 감사장, 표창장 등을 받고 어색한 사진을 찍었습니다.








새로 지은 건물을 구경하고 나오니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네요.

저쪽에 언니들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분위기상 지역당간부, 교장, 지방공무원, 소장님, 부장님 

즉 쉽게 말해 아저씨들과 함께 40도의 바나나술을 그 더위에 마셔댔습니다.



즐거운 점심식사




그 이후 이야기야… 뭐…

점심 먹으면서 과음을 하고, 주요 인사들과 원샷을날리고, 어깨동무하고, 나중에 호치민 오시면 한 잔 산다고 하고 

차에 올라서 바로 뻗었습니다.


으음. 

뭐랄까 예상대로 전개가 된 벤쩨 방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간만에 호치민을 벗어나니 (무엇보다 일을 하지 않으니 - 사장님 죄송합니다) 너무 좋더군요.

간만에 번쩨 다녀왔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