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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불쌍하다는 감정




뭐 당연히 이 세상에는 덜 불쌍한 쪽과 조금 더 불쌍한 쪽이란게 존재를 하고 

어떠한 사회든지 어떠한 인간이 이러한 불쌍한 존재들을 맛닥드리는 경우가 있다.

요사이는 이러한 불쌍한 존재들에게 '불쌍하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 조차 실례라고 하니까 

또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경우 그러니까 불쌍한 존재를 만나는 경험이 늘어나게된 까닭으로 


'으음 저정도 불쌍한 것은 얼마 전에 만났던 그 불쌍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하는 식의 생각을 품게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베트남은 경제적으로만 보면 우리나라보다 못산다. 

(이건 솔직히 전체적인 행복지수에 대한 말이 아니라 조심스럽다) 

특히나 요사이 자본주의가 들어오면서 소위 이 공산주의 사회에도 빈부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덕분에 젊은이들은 아무런 큰 목적 없이 대도시로 몰리는 결과를 났게되고, 

결론적으로 오늘 아침에 소위 불쌍하다라는 그런 장면을 목격하게 만든다.


출장을 와서 밤새 오늘 배에 올라가는 사람들과 술을 한 잔 기울이고, 

입속에 까칠함을 느끼면서 뭐 베트남 별세개짜리 호텔임을 알 수 있는 그런 아침부페를 먹고 있다.

그래도 나름대로 이 동네에서 오래된 호텔인 까닭으로 위치는 좋은데 부페 한쪽 창 넘어로 

그러니까 우리 호텔 앞에 있는 2 star hotel 들어가는 문가에 두 여자애가 쿨쿨 잠을 자는 모습을 봤다. 

뭐 이정도 가지고는 소위 '불쌍하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문제는 얘들의 복장이다. 

한 눈에 척봐도 이 동네에서 몸을 파는 애들이다. 머리 모양이나 입고있는 옷이나....


간단한 얘기다. 

어제 손님을 잡는데 실패했고, 게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잠잘곳도 없어졌고 해서 손님 노리던 호텔 앞에서 잠에 빠진 것이다.


조용한 호텔 아침부페에서 아직도 조용한 길 건너에 울긋불근 화려한 옷을 입고 얼굴을 저쪽으로 돌려서 모르지만 

아마도 유치한 화장을 하고 비쳐대는 밝은 아침 햇살과는 더무나 맞지 않는 그런 모습으로 피곤에 지쳐 자는 모습이 솔직히 불쌍하다.

이건 인도주의나 인류애와는 상관 없이, 극명한 대조가 주는 그런 불쌍함이다. 소위 컨트라스트가 너무 높다.


그렇다는 얘기.

왠지 간만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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