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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베트남 길거리 볶음 국수의 비결

by mmgoon 2018. 1. 18.




점심시간에 간만에 혼자 밥을 먹었다.

간만에 조금 걸어나가서 얼마전에 베트남 친구와 한 번 와봤었던 볶음 국수집으로 향했다.


"어서오세여. 여기 앉으라구"

"넹. 저 미 싸오 보 (Mì xào bò, 소고기가 들어간 볶음국수) 하나 주세여"

"알았어 기달리"

"넹"


낮은 의자에 앉아있자 아줌마가 부르스타에 작은 웍을 올리고 볶음국수를 만든다.


솔직히 볶음국수를 만드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고 집에서도 종종 해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해먹는 볶음국수에 비해서 너무나 맛이 있다.

이런 이유로 오늘은 아줌마 가까운 자리에 앉았겠다 해서 아줌마의 비결을 훔치기로 했다.


재료는 뭐... 우리집에 있는 녀석과 큰 차이가 없다.

무심한듯 던져 넣으시는 야채나 소고기도 어떤 면으로는 우리집이 더 좋을 수도 있다.

국수 자체도 내가 쓰는 것 보다 조금 더 저렴한 버젼일 뿐 같은 종자(?)다.

소스도 내가 사용하는 것 보다 덜 다양하다. 

아줌마는 간장+굴소스+핫소스+케쳡을 조합하시는데 나는 간장+굴소스+핫소스+토마토소스+비밀병기인 매운새우맛 소스를 사용한다.


이렇게 쳐다보고 있자 금방 볶음국수가 나왔다.

젓가락을 들고 한 입 물자.... 으음.... 넘 맛있다.


국수를 우물거리면서 아줌마 내가 한 볶음국수 제조를 복기(?)해봤다.

단순한 재료와 프로세스의 문제가 아니라면...

그러자 문득 든 생각


'베트남 길거리 스타일 볶음국수의 팁은 부족함이다'


결국 내 볶음 국수와의 차이는 조금씩 적은 재료들이다. 

그러니까 같은 국수양에 비해 (아줌마는 비용을 생각해야 하니까) 약간은 부족한듯한 느낌의 재료의 양을 넣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릇에 담을 때에는 아래쪽에는 대부분 면을 까시고 고기와 야채는 모았다가 위쪽에 배치를 하신다.

이 미묘한 부족함이 뭔가 길거리스러운 맛을 배가하는 것이다.


돈을 지불하고 (3만동=1500원) 회사로 돌아오는데 왠지 뭔가 비밀을 알아냈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집에 가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과연 블로그 주인장은 호치민 길거리 볶음 국수의 비밀을 찾아낸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