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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6월말의 일상

by mmgoon 2015. 6. 25.







며칠전에 팀 친목 도모를 위한 (우리 아직 안친했던 거임?) 볼링 대회를 빙자한 음주가 있었다.


"그러니까요 2개 팀으로 나눠서 이긴 팀에게는 선물을 주는 것이져"

"선물이 뭔데?"

"비밀~~~"


이라고 하면서 저쪽 구석에서 머그컵들을 포장한다.

얼마전부터 개인용 머그를 가지고 싶다고 하더니 역시나.


"그래서, 경기 끝나고 저녁은 딤섬을 먹으러 간다고 했지?"

"아니져. 다시 의견을 물어봤더니 (엄청나게 시끄러운 요사이 베트남에서 뜨고 있는 스타일의) 호프집이 좋다고 해서 거기 가려구여"


40대가 가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집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흑흑-



볼링장에 도착을 했더니 이미 팀이 정해졌고


"자자, 미스터킴은 2팀이에여"


한다.

어째 둘러보니 볼링 잘 치는 인간들은 1팀에 다 몰려있는 느낌이다.


"아아- 봄아. 체육행사하는 날인데 그리 짧은 치마를 입고오면 어떻게해"

"자자 그건 내/가/ 골라온 공이야. 니껄로 쳐야지"


등등의 얘기를 하는 가운데 경기가 끝났고 미니 스커트를 떨쳐입고 볼링을 친 봄양의 혁혁한 공로로 우리 팀이 승리를 거뒀다.

1팀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이었으나 이리하여 머그컵이 하나 생겼다.


그리고 정작 호프집에 갔더니 너무나 시끄러워서 결국 해산물을 먹었다 -_-a




다음 날 해장국이나 먹어볼까 했더니 점심 약속이 있다.

양넘들과 무려 2시간 동안 수다를 떨면서 국물도 없는 퓨전 베트남식을 먹었다. T_T

이것들 다음번에 내가 살 때는 산낙지나 사줘야 겠다. -_-*


회사에 돌아와 아픈 속을 부여잡고 있는데, 동기 녀석이 다가온다.


"아아- 술 한 잔 같이 하자. 우울해~"


동기가 우울하다는데 몸을 추스려서 (난 착한가보다) 녀석과 삼겹살과 소주를 흡입했다.


"아아- 마음이 울적하고 말이지"

"호르몬에 문제 생겼냐?"


등등의 대화를 나누고 2차로 바에 가서 맥주를 마셨다.

녀석의 우울증은 뭐랄까 바 언뉘들과 노닥이면서 홀랑 날아간 듯이 보였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출근을 했더니 아아- 속이 장난이 아니다.

꼭 술 마신 다음 날은 영어로 떠들일이 생긴다 (영어 실력이 체력에 비례하는 타입)

영어로 핏대를 높이니 체력이 바닥이다

그나마 점심으로 퍼를 먹으니 조금 정리가 된다.


요사이 예측할 수 없이 비가 내리고 있다.

뭐 이런 마음으로 우울해지려는데 생각해보니 월급날이다. 

아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뼈속까지 샐러리맨). 회사 끝나고 수퍼에 장이나 보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