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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그냥 주말 생존기 같은 것

by mmgoon 2015. 4. 27.





오늘은 토요일이었고 골프도 없었고 등등해서 아침에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뭔가 해먹을까 하다가 귀찮기도 하고 해서 빈둥대다가 길건너 국밥집에서 점심을 대충 때웠다.


그리고 다시 집에 돌아와서 빈둥대다가 뭐랄까 어짜피 내일 정오까지 이 집에서 갖혀 지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다시 옷을 차려입고 (그렇지만 아직 씻지는 않고) 인근 빵집에서 내일 아침거리와 돌아오다 1층 수퍼에서 오늘 저녁거리를 구입했다.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 상태를 보니 역시나 심각하다.

이건 뭐랄까 접속과 단절을 약 3분 단위로 한다.

결국 인터넷 티비라든가 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고 심지어 터미널 프로그램도 불안하게 작동을 한다.

아니 거의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이전에 다운받아놓은 NCIS 시즌 1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한도전을 몇 번인가 보려고 했지만 바로 포기.


이런저런 사정이 겹쳐서 뭐랄까 우울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러니까 21세기에 도심 한 가운데서 무인도에 고립된 느낌이랄까.

어짜피 지난 주말들과 특별히 다른 것도 없는 그런 주말인데 (내일 늦잠을 강제로 자야하고, 교회에 못가는 것만 제외하면) 마음은 꼭 내 능력밖에 장소에 혼자서 떨어진 그런 느낌이다.


저녁시간이 그렇게 끝났다면 어떤 면으로 괜찮았을 성 싶은데,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저녁을 먹고 다시 NCIS를 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길거리가 시끄러워지더니 뭐랄까 공산주의 사회에서 충분히 나옴직한 선동적인 음악이 쿵쾅거리면서 울려대기 시작했다. 


역시나 승전 40주년은 작정하고 즐기려는 이 나라 정부의 뜻이 강하게 전달된다.

안그래도 다운된 기분에 공산주의적인 노래들과 외침들이 강하게 작용을 한다.

중동에 살 때 하루에 5번씩 들어야 했던 아잔이 생각나는 저녁시간이다.


앗, 지금 방금 생각이 났는데,

내일 새벽 3시부터 거리 통제인데…. 그렇다면…. 이게 그러니까 이 소음이 그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 

통제시간인… 새벽3시부터 정오까지인데… 아아- 생각하기도 싫다.




그리고 일요일.

새벽부터 "못 하이 바 (하나 둘 셋)" 등등은 들렸지만 나름 그래도 그닥 시끄럽지 않게 새벽시간은 지나갔다.

아침에 어짜피 아무것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늦잠을 시도했으나 역시나 평소대로 9시30분에 기상을 했다.

밖을 내다봤으나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도데체 무슨 일을 하겠다고 새벽부터 정오까지 통제를 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이다.

이러려고 1군지역의 거의 전체를 막고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단 말인가 -_-;;;


어제 사다둔 아침거리를 우물거리면서 티비를 보다가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아아- 한심.


점심에는 반드시 어딘가 나가서 장도 보고 뭔가를 사야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화요일에 한국에 들어갈테니 뭐 장을 굳이 볼 필요도 없다는 마음이 스믈스믈 올라오고 귀차니즘이 미친듯이 발생한 관계로 걍 라면을 끓여먹었다.


뭐랄까 어짜피 갖혀있다는 것, 생존기풍의 주말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 50%, 베트남 정부가 50% 정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들었을 때 출출해서 마늘빵을 해먹었다. 

왜 이리 집에 퍼져 있으면 자꾸만 배가 고파지는지 모르겠다.


거리에는 아침 통제의 결과인지 눈에 띄게 차량 통행이 줄어들어있다.

주일 저녁의 번잡함이 없는 그런 일요일 저녁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