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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다시 일상 속으로

기다려라 붕타우야~




뭐 제목은 이렇게 붙였지만,

실제로 시추선에 있다가 떠나는 날은 뭐랄까 제대하는 그런 느낌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이 붕붕 뜬다.


아침에 일어나서 목요 재게를 하고 그동안 안 입었던 새 옷을 입고 장화랑 헬멧이랑 커버올이랑 다 가방에 쑤셔넣고 사무실에 올라갔다.

현 시추선 대빵인 콜린이 다정스레 말을 건넨다.


"Fuck! look at your self. go back and get your fuck'n cover all"

"Good morning~"


"이래서 G&G (geologist & geophysicist)들은 안돼" 라는 말을 뒤로 하고 식당으로 내려왔다. 

driller들은 평생가도 geologist와 geophysicist를 구분하지 못한다.


식당에 오자 한쪽 벽에 '오늘 들어오는 넘들' 과 '오늘 나가는 넘들' 리스트가 붙어있다.


"아니 미스터김 뭐 한게 있다고 벌써나가!!"

"시끄러"

"아아 미스터김 나랑 같이 나가네~"

"입닥치고 잘 들어. 오늘 술은 몽땅 이 시니어님이 내는거야. 알간?"

"옛써~"


우중충한 커버올을 입고 저쪽에서 부러운 듯이 아침을 먹는 무리들 (어제까지의 나)과는 달리 

산뜻한 새옷을 입고 이쪽에서 아침을 먹는 우리들이 구분된다.


참고로 시추선도 런더리 서비스를 해주지만 이게 기름때 낀 옷이랑 같이 빨아서 빨수록 노랗게 변질되고, 

또 햇깔리지 않게 옷 (속옷포함)에다가 유성펜으로 방호수를 적어놓는다.

때문에 마지막날용 옷은 다 꼭꼭 가지고 있는 법이다.


생각해봐라.

어쩌다가 뭍에 나가서 이쁜 여자애 하나를 꼬셔서 호텔이라도 갔는데 빤쮸에 109호 이렇게 써있으면 '


"당신 감옥에서 나왔어?" 


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당근 꾸며낸 얘기다 -_-;;)


암튼 이제 아침회의만 참석해서 "nothing special"이라고만 말하면 여기서 임무 끝이다. 

다시 일상 속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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