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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텟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길고 긴 구정(텟)연휴의 마지막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다.

예상대로 할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해서 태국에서 찍은 사진과 비디오를 정리하고 

간만에 지저분할대로 지저분해진 컴퓨터도 정리하고 내일부터 올 늉사마를 위해서 쇼핑도 했다.


그러다가 생각난 지난 금요일 얘기.


베트남의 텟 휴일을 공식적으로 지난 주 토요일부터 시작해서 목요일에 끝나는 것이다. 

물론 나를 비롯해서 금요일에 휴가를 내고 이번주 금요일에 휴가를 내면 거의 2주의 휴가를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뭐 베트남이 고향이 아닌 나로서는 휴가가 공식적으로 끝나고 첫 출근이 금요일에 회사에 갔다. 

약 절반 정도의 베트남 친구들은 아직도 휴가중이고 몇몇이 나왔지만 영- 일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런가 보다 하고 일을 하고 있는데 안오는 줄 알았던 치엔 아줌마가 실실거리면서 베트남 전통복장으로 온다.


"아아 축문남모이"

"탱큐 미스터 김. 자자 이거 먹자구요"

"네? 이게 뭔가요?"

"당근 명절음식이지"


우리의 database manager이신 치엔 아줌마는 뭐랄까 큰 걱정이 없이 회사에 다니시는 50대 아줌마로 원래는 내 밑이지만 걍 당신 사시고 싶은대로 사시는 분이다 -_-;;


결국 오늘도 휴가도 안내고 이시간까지 음식을 만들어가지고 덜렁덜렁 들고 온 것이다. 

아아- 회사 규정이란 것은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는 자기 상급자인 내 테이블에 열라 해석중인 도면들을 슥슥 한쪽으로 밀어내고는 거기다가 텟 음식들을 죽죽 펴놓고는 알아서 슥슥 썰어서는 이사람 저사람 한테 돌린다.


결국 음식을 먹고 (맛은 있었다. 단순...-_-;;;) 오전을 보냈다.

오후가 되자 여기저기서 전화가 왔다.

물론 일하자는 얘기는 아니고 설날을 맞이해서 덕담이라든가 앞으로 잘해보자라든가 하는 얘기가 이어졌다.

결국 하루 종일 일에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가 이어져 버렸다.


그리고 오늘. 아마도 내일부터는 정상적인 업무가 되기를 소망하는 비공식적인 텟 휴일의 마지막날을 보내고 있다.

휴일을 너무 즐기는 것이 좋은 것인지

우리나라 처럼 휴일을 휴일처럼 보내지 않는 것이 좋은지 모르겠다.




이 글을 쓰고 월요일 아침이라고 출근을 해서 글을 오리려는데 탕녀석 한테 전화가 왔다.


"와우~ 비행기가 결향되서 아직도 공항이에요. 오늘은 못갈것..."


결국 텟의 끝은 아무도 모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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