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신술이 덜깨서 겔겔 거리고 있는데 앞쪽을 보니까 옥이가 신나게 메신져를 하고 있었다. '이 인간이 아주 근무시간에 -_-*'
내가 보든 말든 (네네 이제 상급자라는 생각 싹- 버렸습니다) 열라 떠들고 있는데 갑자기 메신져에 한글이 뜬다.
"허억~"
"왜그래?"
"이론 한글이..."
"뭔데?"
가까이가서 읽어봤다. 내용인 즉슨
'옥아, 다음주에 애들 실습가는거 알아봤냐? 애들 이력서도 보내야되니?'
뭐 이런 내용이다.
다음주부터 호치민 인문사회과학대학 한국어학과 학생들이 실습을 위해서 울 회사에 온다.
아마도 옥이가 배웠던 한국교수님이 메신져로 물어보는 듯 했다.
"아아-"
"왜?"
"이게 뭔 말이래요?"
"그외 다음주에....."
"하아- 대답을 대답을"
"뭔 얘기하고픈데?"
"그러니깐염...."
결국 내가 한국말을 읽고 옥이한테 영어로 설명하면 옥이는 영어로 하고픈 말을 하고
내가 메신져에다가 마치 옥이처럼 글을 쓰는 어색한 대화가 이어졌다.
불쌍한 그 교수는 자기의 사랑하는 제자가 깔끔하고 정결하게 한글을 사용하는 줄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메신져가 끝나고
"에이구 한심해. 어째 한국말을 싹 까먹냐?"
"흥흥, 쓸일이 없자나요. 게다가 라이팅은 넘 어려워"
"그 죄를 받아서 한국회사에서 일하는거야"
"흥흥. 어짜피 여기서야 영어만 하면 되는데 뭐"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또 일하려고 영어를 쓰지만 늘 느끼는게 외국어를 한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보면 외국에 어학연수 6개월 다녀오면 영어가 팍-하고 늘 것같은데,
몇 년째 외국서 살면서 한국말보다 영어를 더 많이 말하지만 아직도 뉘앙스라든가 감이라든가는 어림없는 얘기다.
하루 종일 영어로 보고서만 써대지만 결국 블로그에 와서는 한글로 주저리주저리 별로 머리를 쓰지않고 쉽사리 키보드를 두드릴 수 있는 것이다.
역시나 외국어는 어렵다.
정복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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