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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새로운 기사아저씨와 메이드

by mmgoon 2006. 1. 2.




그러니까 이제까지의 삶은 흥아저씨와 린어이의 조합으로 인생이 이어져 왔었다.

그러다가 린이 어느날 와서


"아저씨. 저 취직했어염" 하길래

"잘되었네" 했더니

"그래서 낼부터 안나와여" 해서


남은 월급과 보너스를 계산해주고, 

그간 별로 도움도 안돼었고 깨먹은 컵과 접시들이 수두룩하며, 박살낸 커피포트와 청소기도 있지만서도, 

글고 끝까지 스페셜 판쮸들을 일반 빤쮸들과 구별해서 빨아주지도 않았지만

웃는 얼굴로 바이바이를 했었다.



그리고 몇개월이 지난 다음 흥아저씨가 


"눈도 안보이고 자식문제도 있고해서..." 하길래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했더니

"그래서 다음주부터 안나와요" 해서


역시나 남은 월급에 보너스를 더해서주고,

그간 난폭한 운전으로 더이상 사람들이 내 차를 안탄다고 선언도 했고, 

몇번인가 사고로 차가 쭈글거리게 되었고, 이제는 아파트에서 가장 더러운 차로 당당 그 이름을 드높히게 했지만

웃는 얼굴로 바이바이를 했다.



이사를 온 까닭에 걸어다니기 때문에 기사아저씨는 별로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있는 차를 놀릴 수 없어서 옥이한테 부탁해서 이번에는 '얌전한' 성품의 아저씨를 수배했다.

결국 한국이다 하노이다 돌아다니다가 몇 주만에 회사에 돌아오니 이미 옥이가 대충 추려서 '탄아저씨'를 추천했다


"물론 나이가 있지만. 절/대/로/ 안전운행 보장한다구요"

"오오 그래?"

"원래는 월급 많이 받는 회사에 근무했는데, 이제는 나이가 있으셔서 쉬운 일을 찾으신거라구요"


결국 탄아저씨가 내 기사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내 기사라는 직업은 열라 편하다. 

출퇴근 걸어서 하니까 아침/저녁 필요없지, 저녁때 술마시러 다닐적에나 사용하고 주말에 골프나 교회갈때만 쓰니까 거의 하루 종일 놀수 있다. 으음...



그리고 메이드.

결국 린어이가 그만둔 다음에 별로 메이드를 둘 생각이 없었다.

솔직히 린도 내가 찾아서 고용했다기 보다는 권사님의 압력으로 고용했던 것이고, 솔직히 우리집에는 메이드를 둘 만큼의 일이란게 없다.

일주일에 평균 4회의 저녁식사와 내 옷 빨래정도인데....


린이 그만둔 다음에 솔직히 부엌도 내 마음대로 꾸미고, 간결하고 편리를 추구하며, 프라이팬을 구분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다가

저번달에 권사님의 방문을 받았다.

참고로 린어이를 소개시켜준 권사님과는 다른 권사님이다. -_-;;


"그니까 내가 이제 한국으로 들어가거든"

"네네"

"그런데 우리 바깥양반은 한 일년 여기 더 계실거야"

"네네"

"그래서 우리 메이드한테 저녁하고 빨래만 부탁하려고 하니까 꼭 풀타임으로 쓸 필요도 없고 말이야"

"네네"

"내가 메이드 없다는 말 들었는데 맞지?"

"넹"

"그러면 잘됬네. 아침에 우리 메이드를 이쪽으로 출근해서 집안일 하라고 하고 

저녁식사 시간에만 우리집으로 와서 저녁밥 짓게 하면 되겠다. 그리고 월급은 반반씩하고"


솔직히 낮 시간에 메이드는 절/대/로/ 필요없다.

이런식의 구도라면 내 저녁밥은 권사님 저녁을 위해 식사시간 2-3시간 전에 만들어진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비용은 반반

하지만 난 뭐랄까 이런 식의 대화에 약하다. 


"넹 그러지요 뭐" -_-;;;;


그래서 이번달부터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른다) 새로운 메이드가 온단다. 

이번엔 린처럼 어린사람이 아니라 애도 딸린 아줌마고 일도 잘한다고 권사님이 강조했다.

일 잘한다니까 만두나 가르쳐야 겠다.


결국 이 글의 주제는....

흥아저씨-린어이 구도에서 탄아저씨-새메이드 구도로 인생의 모양이 새해부터 바뀐다는 얘기...

하아- 별 내용이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