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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연말 준비

by mmgoon 2015. 11. 13.





몇 년 전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아- 올 해는 연말 느낌을 가질 수 없게 정신없이 지나가네"


라는 표현으로 연말을 보낸 것이 거의 대부분의 인생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름 연말이 되면 뭐랄까 이 세상 아무도 몰라주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나름대로 연말이라는 시간을 준비하고 즐기고 이런저런 일을 함으로써 한 해를 마무리지어가는 

그런 식으로 인생의 방향을 끌고가려고 하고 있다.



연말 행사의 시작은 당연히 다음 해의 다이어리를 구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보통 10월말이나 11월중에 시작되는데 올 해는 어제 오후에 주문한 다이어리와 다이어리 속지가 도착을 했다.

대부분은 무심하게 잘 넘어가지는데 몇몇 쓸데없이 깐깐한 부분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다이어리다.

워낙 악필인데 만년필까지 쓰기 때문에 그리고 노트패드도 사용하는 까닭에 내 다이어리는 선택의 폭이 좁다.

몇년간 그리고 이 블로그에도 몇 번인까 썼듯이 다이어리 표지(?)는 라이포(LIFOR) 시스템의 것을, 속지는 오롬(Orom)시스템의 것을 사용한다.


어제 저녁에 한국에서 도착한 소포를 뜯고, 책 몇권을 정리해 넣고 바로 다이어리 속지를 꺼내 새 다이어리 표지에 끼워넣었다.

앞서 말한 두 회사는 디자인의 변화가 거의 없어서 뭐랄가 '아, 또 이 녀석들이군' 하는 마음이 들지만 반복되는 만족감이 있다.


다이어리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름을 쓰고, 불필요한 페이지들은 빼어놓고, 

일정에다 매년 반복되는 지인들의 생일이라든지 중요한 행사라든지를 슥슥 쓰고 있으면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하지만) 

왠지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는 마음이 든다.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지난 번에 사다둔 에일을 한 잔 했다.


이제 슬슬 크리스마스 장식도 11월말에는 해야하고, 

뭐랄까 크리스마스 무렵의 센티멘탈한 감정을 즐기기 위해서는 (베트남은 날씨상 이게 어렵다) 

여기저기 외국식품점을 돌아다니면서 크리스마스용 식재료들도 구입해야한다.


일단은 2015년 연말준비의 첫 단추는 부드럽게 끼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