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으로 가자구
다음 날 어제의 음주로 약간 깔갈한 속을 가지고 식당에 내려오니 오오…. 시원한 국물이 있는 국수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제 미꽝을 먹었으니 오늘은 후띠우를 먹어줬다.
오늘은 차를 달려 다낭 앞바다에 떠 있는 섬인 참(Cham Island, Cu Lao Cham)으록 간다.
‘도데체 명색이 다낭 트립인데 언제 다낭은 구경하는 것인지?’
하는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모든 여행 계획을 리엔에게 맡겼기 때문에 군말없이 버스에 올랐다.
게다이 이 섬은 베트남에 감춰진 관광객이 잘 가지 않는 5개 섬 중에 하나란다.
나름 기대하는 마음으로 선착장에 도착하차 참섬으로 가는 많은 사람들이 배를 기다리고 있다.
무슨 안알려진 섬이란 말이냐 -_-;;; 관광객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선착장 도착
“오오, 스킨스쿠버 하는 사람들도 있나봐”
“근데 미스터킴 우리는 스노클링만 할 예정이에요”
“그래? 스노클링한다는 얘기 없었자나”
“아아, 사소한 문제라서 얘기 않했죠. 자자 너무 덥군요 여기 미스트”
뭔가 말이 막히자 리엔은 내 얼굴에 미스트를 죽죽 뿌려준다. 안경썼단 말이야.
선착장에 있는 배들. 우리가 탄 건 결국 오른쪽에 있는 작은녀석
역시나 예상대로 보트는 시간을 지키지 않았고, 약 30분간 선착장에서 기다려야 했다. (베트남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기다리며 아이폰에 열중하는 무리들. 바다를 보란 말이다
잠시 화장실에 가는데, 여기 화장실은 얼마간 알아서 사용비용을 내는 시스템이었다.
보통 1000동에서 2000동정도 내는 모양인데, 하필 5000동 밖에 없다.
“저기 5000동짜리 밖에 없는데….”
라고 서있는 아줌마에게 말하자 매우 재빠른 눈빛과 손짓으로 이렇게 말을 하신다.
“(1) 잔돈은 없다 (2) 5000동은 그 ‘자발적 모금함’에 넣지 말고 내게 직접 주렴”
바로 아주머니는 5000동을 개인적으로 챙기시고, 나는 시원하게 볼 일을 끝냈다. 으음. 역시 인간의 언어 중 70% 이상이 non-verbal이라는 이론이 맞는 것 같다.
도착한 참 섬에서는
드디어 배가 도착하고 참섬을 향해 출발했다.
“자, 여러분이 가시는 참 섬은 거의 개발이 되지 않은 순수한 아름다움이 있으면 섬에는 … … … 등이 있고, 게다가 … …. … 하면서 결론은 전기가 없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20여분을 배를 타고 나니 섬에 있는 백사장에 도착을 했다.
원래 리엔이 짠 계획에 의해면 이 섬 백사장에서 팀웍 증진을 위한 단체활동 및 게임을 약 2시간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었고, 가이드 녀석도 나름 잘 보이겠다는 마음에 이것저것 준비물들을 챙겨왔다.
드디어 섬에 도착!!!
그/러/나/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해가 쨍쨍 나면서 온도는 36도였다.
일단 아줌마 둘은 피부탄다고 배에서 내리자마자 휘휘휙 얼굴에 스카프를 둘러싸고 잽싸게 그늘로 들어가서 미스트를 삭삭 뿌리고 있고, 나머지 직원들은 그저 불쌍한 눈으로 내 눈치를 살피면서 하나 둘 덱체어에 몸을 맡긴다.
자연스럽게 누워대는 무리들과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가이드
아니 내 수영복이 어때서? 직원들이 이상하다고 놀렸다. 어엉~
물/론/
여기서 내가 “아니 이것들이 프로그램 진행 안해!!!” 라고 소리를 지르면 기분들은 더럽겠지만 꾸역꾸역 햇볓 짱짱한 해변으로 나와 뛰기도 하고 깡총거리기도 했겠지만 워낙 날도 더웠고, 비굴하게 내 눈치를 보면서 ‘아, 참, 저인간 왜 자꾸 해변을 쳐다봐’ 하는 눈초리를 보이는 인간들을 어쩔 수 없어서 일단 나도 덱체어에 앉았다. 이번 모든 프로그램을 짠 리엔 아줌마가 다가온다.
“아유 미스터킴 오늘 너-----------무 덥네요. 자 여기 미스트 (쉭쉭-)”
“아휴 나 안경꼈자나. 그나저나 덥긴 덥네”
“그져? 뭔가 프로그램의 변경을 할 필요가...”
이 때 가이드가 왔다.
“팀빌딩 게임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언제 시작하나염?”
녀석은 리엔 아줌마의 서늘하다 못해 싸늘한 눈빛을 보고 주춤거리면서 바로 물러났고 (불쌍한 넘 눈치가 없어) 결국 인간들은 일부 덱체어에서 펴저 잠을 자거나 아줌마들이 불쌍한 가이드 죠져서 찾아온 카드를 멍석을 깔고 즐기기 시작했다.
현찰을 교환하며 팀웍을 쌓는 무리들
뭐, 군기 잡으로 온 것도 아니고 해서 잠시 머엉하고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해변을 살펴보다가 사진을 좀 찍으러 나갔다왔더니 나름 신나게들 놀고 있었다.
“자자, 이제 스노클링 시간입니다. 가시죠!!!”
해서 몇몇은 물 속으로 뛰어들었으나 역시나 일부 무리들과 아줌마들은
“이 햇볓에 나가느니 차라라 일을 하겠어요!!!”
하고 버틴다.
뭐 팀웍따위는 저기 저 바다에 불가사리에게나 주어버리지 하는 마음을 먹고 있는데 인간들이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다.
“뭐야?”
“오오, 인터넷 (놀랍게도 섬의 일부지역은 3G가 된다)과 주변인간들(아마도 가이드)을 수소문해서 좋은 정보를 알아냈다구요”
“그래?”
“이 섬 특산물인 돌 게란 것이 있는데 그 맛이 끝내준답니다. 그래서 가이드한테 이거 오늘 점심에 준비하라고 했어여”
역시나… 하는 마음으로 식당에 들어와서 일단 시원한 맥주를 한 잔 하니 너무 기분이 좋다.
그래 뭐 굳이 해변에서 뛰어다니고 땀을 흘려야 할 필요는 없다는 녀석들의 생각이 이미 90% 이상 전염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는데, 가이드가 자랑스런 얼굴로 돌 게를 들고 들어온다. 녀석은 드디어 한 건 했다는 기쁨에 차 있었다.
역시나 먹고 마시는 건 즐거워
꼭 울 나라 돗나물처럼 생겼다.
뭔개 대단한 소라라고 들었다
녀석이 문제의 돌 게
아름다운 해변을 바라보면서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해산물을 먹으니 나름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아앙- 이 게 너무 단단해여 (니 입으로 돌 게라고 했자나)” 라든가
“어엉- 이 가게 에어컨이 안돼여 (전기가 없다고 가이드가 그랬자나)”
“아아- 미스트가 떨어져간다. 한 병 더 따야겠어 (보통은 하나씩 가지고 다니자나)”
등등의 일부 몰지각한 대사들이 이어졌지만 나름 즐거운 점심시간이었다.
그리하여 저녁을 먹으러 가고
점심을 먹고 다시 배를 타고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자, 여기서 잠깐 커피 한 잔 하시고 바로 호이안으로 이동하셔서 관광을 하겠습니다”
“가이드 아저씨, 호이안은 밤이 아름다운데…”
“네네, 그렇긴 하지만 이후 일정도 있고, 낮에 봐도 아름답거든요 (사실이다)”
“아아- 결단코 호이안은 밤에 봐야되여”
등등의 대화가 이어졌고, 결국 불쌍한 가이드 녀석은 모든 일정을 재조정해서 일단 호텔로 가서 휴식을 취하고, 저녁에 다시 호텔에서 출발해서 저녁을 먹고 호이안 밤거리를 구경하는 일정을 만들어냈다.
으음- 이번 팀빌딩은 도무지 사전 일정대로 진행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뭐 어찌되었건 더운 해변에 있다가 시원한 호텔로 돌아오니 기분이 좋아졌다.
일단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눕자 바로 잠이 솔솔 온다.
낮잠을 즐기고 (아아- 나도 슬슬 이 나라 문화에 젖어드는구나) 일어나서 다시 차를 타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늘 저녁은 바닷가에 있는 식당으로 식사 후 찾아갈 호이안 구시가에서 가까운 곳이다.
아줌마 둘이 수조에서 해산물들을 보면서 주인아저씨와 열라 논쟁을 벌인다.
“에휴- 어떻게 호치민보다 비싸”
“그래도 서비스로 이거저거 준다니까…”
뭐 베트남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와 다름이 없다. 바닷가라고 해서 절대로 저렴할리 없는 것이다.
그래도 나름 해산물들은 신선하고 맛있었다.
다시 저녁을 먹으러 모인 무리들. 이게 팀 빌딩이냐 식도락 여행이지.
녀석들은 10분후에 구이로 변합니다.
녀석은 20분 후에 생선탕이 되져
네고 중이신 아줌마들
칩칩이라는 조개인데 다낭지역 특산품입니다. 맛있어요.
역시나 새우 구이는 진리
용은 불을 뿜는다
이렇게 또 다시 맥주와 해산물들을 흡입하고 나서 이제 슬슬 일어나서 호이안으로 가려는데,
“미스터 킴 그런데 다낭에 있는 용다리 (Dragon Bridge, Cao Rong) 불 뿜는 것 보신적 있나요?”
“아니, 지난 번에 근무할 때에는 아에 용다리라는 것이 없었거든"
“오오 잘 되었네요. 오늘이 마침 토요일 저녁이니까 지금 열심히 가면 불을 뿜는 장면을 볼 수 있거든요"
“아니 호이안 구경하러 간다고 했자나?”
“앗, 아직 호이안을 구경한 적이 없나요?”
“아니, 몇 번이나 왔었는데"
“오오 역시!!! 이거봐요 가이드씨~”
이렇게 하여,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이안은 (차타고 30분이나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게 (순전히 아줌마들이 용다리 불뿜는 것 보겠다고) 포기하고 이제는 모든 것을 놓아버린 듯한 가이드를 구박해서 다시 다낭으로 돌아왔다. (그래 계획 따위는 강아지에게나 주어버리라지)
나름 미안한지 가이드는 돌려보내고, 용다리 근처 카페에 진을 치고 앉았다.
이제는 다낭의 명물이 되었다는 용다리 근처에는 많은 시민들이 놀고 있었고, 주변 카페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냉커피 등을 쪽쪽 거리면서 용이 불을 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 얼굴로 용이 불을 뿜기를 기다리는 무리들
이윽고 9시가 되자, 다리위에 있던 사람들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용다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 용은 매 주 토요일 저녁 9시에 불을 뿜습니다)
불을 뿜는 용
뭐 생각해보면 별 것은 아닌데, 나름 쳐다보면 재미가 있었다.
하기사 호이안을 포기하고 왔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지.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용은 이제 물을 뿜기 시작했다.
그 용 머리 앞에 있던 수 많은 사람들은 물에 흠뻑 젔었겠지만 나름 이것도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이번엔 물을 뿜는...
뭐 대단한 호이안의 거리보다야 못하겠지만 새로운 것을 보는 기쁨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용 다리를 보고 슬슬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고, 다시 26층에서 맥주를 한 잔 하고 각자 방으로 올라갔다.
흐음. 생각해보면 정신 없는 하루였고, 예정대로 한 번도 움직이지 않은 하루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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