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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베트남

그래서 하노이의 봄은

하노이에서 돌아온지 며칠이 되었네요.

이제사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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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에 회의가 있었답니다.


"그래서 하노이에 다녀올께"

"넹. 다녀오세염"

"나 없다고 김부장 놀지말고 잘 하라고"

"넹. 걱정마셈"


이렇게 회의를 마치고 주말을 보내고 나서 월요일엔 뭐랄까 자유스런 복장으로 사무실을 거니는 자신을 상상하면서 (네네, 아랫것들에게 맡기면 자신들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져) 자리에 앉아 있는데 전화가 옵니다.


"넹"

"아아- 이거이거 부사장이 참석을 한다고 하네. 김부장도 같이 가자고"

"넹? 네에... -_-;;;;"


늘 언제나 항상 그렇지만 갑작스런 하노이 출장이 결정되었습니다.


금요일에 퇴근을 하면서 오늘이 성 패트릭의 날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뭐 이 날의 기원따윈 알 것도 없고, 

패트릭님께서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이란 것도 필요없지만 (게다가 나는 기독교),

성 패트릭스 데이(Saint Patrick's Day)는 카톨릭의 성인을 핑계로 퍼마시는 날인 것이죠.


이미 휴대폰에는 


'자자, 오늘은 일찍 시작하고'

'어디로 갈까? 어디서 보냐고?'

'일단 5명은 확보했으니까 빨랑 오라구'


등등의 문자들이 수두룩 합니다.


문제는 토요일 4시30분에 일어나서 가야하는 (빠졌다가는 조직에서 매장되는) 골프대회가 있다는 것이었죠.

결국....

이성은 감정에게 패배를 하고, 

내일 대회는 성 패트릭 성자가 도와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인간들과 초록의 밤을 보냈습니다. 

여기서 초록은 성 패트릭의 색이죠. 


미화된 이미지입니다




이어지는 다음 날의 골프야....

겨우겨우 어찌어찌 죽지않고 마쳤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기어와서 음주+3개월만에 친 골프가 겹쳐서 그대로 뻗어버렸다죠.


눈을 뜨니 일요일 아침이었습니다.

교회에 다녀와서 스파케티를 해 먹고 짐을 꾸려서 탄손녓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익숙하게 체크인을 하고 익숙하게 나눠주는 빵을 먹으면서 하노이에 도착을 했습니다.

음, 하노이를 너무 다녀서 그런지 이런 식으로 밖에 표현이 나오지 않네요.


암튼 도착한 하노이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봄이었습니다.

호치민과 온도차이는 3-4도 밖에 없는데 여기 하노이는 봄이고 호치민은 여름입니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차를 타고 하노이 도심으로 왔습니다.


오늘 저녁은 얼마전에 오바마 전미국대통령이 다녀가서 완전 핫스팟이 된 분짜 흥리엔 (Bun Cha Huong Lien, 주소: 24Le Van Huu, Hanoi)에서 했습니다.



남쪽식 분짜는 쌀국수에 진한 국물을 슬슬 얹어서 구운 고기와 먹는다면 

하노이식은 고기가 이미 들어간 국물에 (국물의 양이 많죠) 국수를 말아먹는 스타일입니다.




아아, 이 집 맛이 괜찮네요. 

사람은 많지만 추천합니다.


그리고 호텔로 들어와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뭐 주말 출장은 싫지만 간만에 느껴보는 하노이의 봄을 느끼는 그런 저녁입니다.



역시나 하노이의 저녁은 하노이 비어와 함께 합니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노이는 흐리고 비가 솔솔 뿌리고 있네요.

역시나 호치민과는 다른 화면입니다.


아침을 먹고 오전 약속을 나가려는데 전화가 옵니다.


"와아앙- 미스터 킴. 지금 어디에여?"

"하노이"

"잘 되었네여. 그니까 오후에 하기로 했던 약속시간을 10시반으로 옮기면 안되나여?"

"왜?"

"그게 뭐랄까 오후에 중요한 약속이 생겨서리...."


뭐 베트남에서 위쪽 사람들과 만나려면 여러가지 케이스를 고려해야 하는데 

가장 자주 있는 것이 이런 식으로 시간을 바꾸는 것이다.

대충 이런 상황이 처음이 아니고 대충 이런 긴급상황(?)을 대비해서 어제부터 하노이에 와있었기 때문에 


"아아- 알았어. 이번에는 어떻게 해보겠지만 담부터 그럼 너도 죽고 나도 죽는거야"

"아아아아- 땡큐. 땡큐"


잽싸게 아침 약속들을 바꾸고 정장을 떨쳐입고 녀석들에 회사로 갔답니다.

회의는...

뭐, 나름 성과가 있었습니다.


약속이 엉클어진 관계로 결국 점심도 먹지 못하고, 

비행기에 올라서 나눠주는 빵으로 허기를 달래야 했답니다.


호치민에 돌아오니 역시나 따뜻한 기온이 맞이해줍니다.

포스팅의 주제는...

하노이에 가보았더니 봄이더구나 뭐 이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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