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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베트남

추석 연휴에 다녀온 하노이

몇 주 전엔가 왠 초대장 하나를 받았다.

뜯어보니 일본 친구들이 회사설립 25주년이라고 기념식을 한단다.


'녀석들 붕타우에서 25년이나 잘도 버텼네'


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아아 ㄴ상. 왠일이야?" (참고로 ㄴ상은 다른 일본회사에 다니는 친구)

"아아 ㅈ사에서 25주년 기념식 한다고 초청장 받았지?"

"엉"

"갈거야?"

"글세.... (얌마 추석이라고)"

"나는 갈건데 간만에 하노이에서 맥주나 한 잔 하자고"

"하노이? 붕타우 아니었어?"

"이번에 행사 크게 한다나봐. 예전 사장들도 다 부르고 말이지"

"(추석 연휴에 그것도 하노이에서 행사를 노친네들도 많고 말이지) 아아, 난 잘 모르겠네"

"그러지 말고 간만에 하노이 비어 오케이?"


라고 ㄴ상이 꼬셨지만 붕타우에 있는 ㅈ사 녀석들 보면 좋기는한데 굳이 하노이에서 하는 까닭에 망설이고 있는데 소장님이 부른다.


"김부장아. 이번 ㅈ사 기념식에 (요사이 우리가 매어달리고 있는) 베트남 회사 사장 온다던 전설이 있던데 확인해봐봐"

"넹"


'설마 이 정도 행사에 사장까지 오겠어?'


 하는 마음으로 하노이 베트남 토끼들에게 수소문을 한 결과 일본친구들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놀랍게도 사장이 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결국,

비가 줄줄오는 호치민 거리를 뚫고, 소장님 모시고, 탄손녓 공항에 허위허위 가서, 불친절의 상징과 같은 베트남항공 비행기를 타고 하노이에 내려 ㅈ사 행사장엘 갔다.


"오 미스터킴. 어서와여"

"ㅋ상 오랬만입니다. 이쪽은 저희 소장님"


"박하씨 간만이야. 미얀마에서 온거임?"

"아아- 오늘 사장 온대매"


"자자, 행사 끝나고 2차는 어디로 갈까나?"

"조용이해. 울 소장 듣자나!!"


등등의 대사들을 날리면서 리셉션을 하고 있는데, 도무지 일본친구들 행사장으로 입장을 시켜주지 않는다.

예의 ㅈ사 녀석들은 일본스타일의 양복을 검은계통으로 좌아악- 빼입고 도열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한시간반을 서있다가 (아이고 다리야) 베트남쪽 사장이 다 늦게 도착을 하고 나서야 행사장으로 입장을 시켜준다. 

뭐랄까 맨 위쪽이 오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일본 친구들의 문화에 다시 한 번 감동을 하면서 베트남+일본식 행사를 구경하고 저녁을 우물거렸다.



베트남 스타일 무용과


일본스타일 사케 깨기가 있었죠


나무잔에 마시는 사케는... 별로더군요.




그렇게 행사가 끝나고 간만에 자유를 얻었다고 신나하는 ㄴ상과 일부 인간들과 함께 하노이 맥주를 마시러 갔다.


맥주는 하노이 비어




"아아- 우리나라는 지금 완전 연휴라고"

"진짜?"

"장난 아님"

"근데 왜 넌 일하는 거야?"

"울 회사 규정이 그래"

"아아- 마셔라"


뭐 이런 식으로 수다를 떨면서 추석 연휴를 시작했다는 얘기.

하노이를 다녀왔더니 추석 연휴가 다 지나갔네요.... 라고 쓰고 싶었지만 아직도 한국은 연휴의 한 가운데라는 것이 뭐랄까 이 포스팅의 주제입니다.

아래 사진은 하노이의 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