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역사도 오래되었고, 전쟁도 많았고 등등 역사의 굴곡이 있는 베트남에도 이런 저런 귀신 이야기들이 전해옵니다.
예전에 로모로 찍은 사진을 올렸던 (요기) 호치민시 미술 박물관(베트남 말로는 바오땅 미투앗 탄포 호치민, Bảo tàng Mỹ thuật Thành phố Hồ Chí Minh)에도 이런 종류의 전설이 하나 내려와서 소개를 합니다.
호치민시 1군 벤탄시장 근처인 97 Pho Duc Chinh 에는 식민지시대의 아름다운 건물 하나가 있는데, 바로 이 곳이 관광객들이 잘 찾지 않아 조용한 (그래서 좋아라하는) 호치민 미술박물관입니다.
이 곳에는 많은 그림들과 목각 조각품, 참왕국 시절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죠.
이곳에는 1920년대 이 집의 주인이었던 사람의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19세기 말에 사이공으로 이주를 한 화교인 후이 본 화(Hui Bon Hoa)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사이공에 도착했을 때에는 땡전 한 푼도 없었지만 열심히 일해서 도시에서 가장 부자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쓰레기 더미에서 고대 보물을 찾았거나, 몰래 유물들을 밀매해서 이렇게 큰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쑤군거렸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이공의 '부동산 재벌'이 되었고, 20세기 초에 그의 사업은 크게 번창했습니다.
당시 그의 재산은 2만채의 가옥에 맞먹는다고 했답니다.
후이 본 화씨와 그의 가족은 병원이나 절등을 지어 존경을 받았습니다.
당시 이들이 사회에 환원한 건물 중에는 아직도 사용하는 국립 귀빈원, 뚜두(Tu Du) 산부인과 병원, 마제스틱 호텔등이 있습니다.
후이는 많은 아들들이 있었는데, 이 들 모두 유럽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딸은 하나만을 두었는데 무척 사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딸이 보이지 않게 되었고, 사람들은 호아씨의 집에서 가끔 흐느끼는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는데, 이 집이 바로 지금의 호치민 미술 박물관입니다.
어느날 아침, 사이공 사람들은 그 딸이 나쁜 병으로 죽었고 가족들은 조용한 장례를 치룰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됩니다.
이 이후로 이상한 일들이 이 집에서 일어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상한 그림자가 복도와 닫힌 창문을 지나가는 것을 봤다고 말합니다.
또 후아씨가 고용했던 장인은 이 집의 꼭대기 층에 매우 아름다운 방이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방은 가구가 잘 가춰져 있는데, 비밀의 방처럼 보였다네요.
그는 또 하녀가 닫힌 이 방 문의 구멍을 통해 먹을 것을 넣어주는 것을 봤다고 합니다.
아마 (상대적으로) 가장 믿을만 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록 1920년대 사이공이 최신 약품 거래의 중심이었지만, 치료가 불가능하고 기괴한 나병이 도시에 나돌았고, 이 환자 중 하나가 후이씨의 딸이었다는 것이죠.
아름답던 딸이 이 병에 걸려 보기에 끔찍한 상대로 변해버렸고, 이 때문에 방에 갖혀 하녀가 가져다 주는 음식을 먹으면서 지내게 되었죠.
이렇게 감금되어 혼자 지내던 딸은 미쳐버리고, 죽을 때까지 기괴한 소리를 질러댔던 것입니다.
큰 슬픔에 빠진 후이씨는 딸을 차마 땅에 묻지 못하고, 돌로 관을 만들어 딸의 시신을 넣고 방에 두었는데, 사람들은 아직도 그 딸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겁니다.
딸의 첫 기일에 후이씨는 딸의 죽음을 기념하기 위해 하얀 드레스와 인형을 구입해서 하녀로하여금 밥 한 접시와 함께 돌 관 위에 두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하녀가 이것들을 치우러 올라왔는데, 접시위에 있던 밥의 절반이 없어진 것을 보고 기겁을 했습니다.
궁금함에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보니 하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돌로된 관에 앉아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죠.
하녀는 "아가씨가 돌아왔어"라는 소리를 지르며 난리를 쳤고, 후이씨는 하는 수 없이 딸의 시신을 조용히 땅에 매장했습니다.
이 후 후이 본 화씨는 이 일을 다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요사이 후아씨의 집은 박물관이 되어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작품들을 보여주는 곳이 되었죠.
뭐, 밤에는.... 잘 모르겠네요 ^^;;;
미술박물관의 위치는 아래 지도를 보세요.
이 글의 주제는 역시나...
밤에 미술관에 가지 마라.... 인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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