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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정신없는 시절에 마카다미아 너트

by mmgoon 2015. 10. 21.






"아아- 부장님 지금 호텔로 가셔서 사장님 픽업하셔야 되여"

"알았다고"


불이나케 준비를 해서 나가는데 


"아아아- 부장님 다음 주 발표자료 오늘까지 주셔야해여"

"야, 내 눈을 바바"

"왜여?"

"꼴랑 밑에 과장 2명인데, 한 녀석 바다에 나가고, 한 녀석 전시장에 끌려가고, 

 나마저 사장님 모시러 나가는데 어떻게 자료를 만드니? 귀신이라도 불러?"

"흑흑흑- 그래도 자료는 주세여"

"꺼저"


차를 타고 사장님 모시러 가는데 문자가 온다.


"그래요. 김부장. 자료는 받았어요. 근데 이걸 영어로 번역을 좀 해서 지/금/ 보내줘요"

"네네. 지금 이동중이라 오후에 보냅지여"


사장님을 모시고 여기저기 다니다가 점심식사 장소에 도착을 했다.


"아아- 김부장 수고했어. 이제부터는 내가 모실께. 그니까 당신은 2시40분까지 오면 된다구"


이런 이유로 2시간의 휴식(?)이 주어졌다.

아까 부탁받은 영작을 휘리릭- 해서 보내고, 이메일중에 진정 급박한 녀석들만 골라 답을 해주고,

베트남 애들 불러서


"알간? 과장 부장 없다고 놀면 죽는다"


라고 근무의욕을 고취(?)시켰더니 피로가 몰려온다.

서랍을 열어봤더니 이런 경우 마셔주는 필살기인 피로회복 드링크도 다 떨어졌다. 흑흑흑-

오늘도 대충 보니 일정이 오후 11시30분경 끝이 나는 것 같다.


적어도 내일까지는 다음 주 발표자료 꾸며서 보내야하고, 삐질대로 삐진 본사 사람들한테 따뜻한 답장도 써야 하고,

뭐랄까 내부 강의 교재도 확정지어야 하는데....





구입한 마카다미아 넛트. 금속성 도구가 바로 너트를 까먹는 도구입니다.




머엉- 한 마음에 천장을 올려다 보는데, 문득 집에다 사다둔 마카다미아 너트가 생각난다.


그러니까.... 이것도 교회 권사님과의 대화가 발단이다.


"자자, 이걸보라구"

"권사님 이게 뭔가요?"

"일단 맛을 봐봐"


하시면서 뭔가를 입에 넣어주신다. 


"오오, 마카다미아 너트네요. 맛있는데요. 항상 통조림에 들어있는 것만 먹어봐서"

"그렇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껍질이 다 있는 녀석이 흔치 않다고"

"이게 더 맛있네요"

"너트에 왕이 바로 이 마카다미아래. 그래서 대한항공 비행기도 돌렸자나"

"글쿤여"


이런 식으로 해서 마카다미아 너트 공동구매에 참여를 했고, 

어제 너트 한 봉지가 집으로 배달되었다.


녀석은 껍질 (상당히 두껍다)이 있는 상태로 되어 있고, 가운데 주욱 금이 새겨져 있어서 

동봉된 전용 여는 도구를 금에다 대고 비틀면 너트가 나오는 그런 식이다.


마카다미아 너트는 공기와 쉽게 산화하기 때문에 이렇게 먹는 것이 제일로 맛나다고 권사님이 그러셨다.


암튼,

2시간 후에 베트남측 사장단 면담 배석, 저녁만찬, 공항 환송이 예정되어 있고,

이 틈에 어떻게든 자료를 만들어서 현장으로 보내야 하고,

다음 주 초 프레젠테이션 발표 준비도 해야하는데....


왜. 어떤 이유로.

마카다미아 녀석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