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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나는 내 생의 주인공인가?

by mmgoon 2015. 7. 26.





금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목이 아프면서 근육통이 있으면서 동시에 열이 났다.

이건 누가 봐도 감기가 분명했지만 금요일은 접대가 있는 관계로 양복을 떨쳐입고 빈 속에 감기약을 먹고 출근을 했다.

오후가 되자 증상이 심해진다.


'아, 오늘 접대하면 죽었네'


생각이 들때즈음 하나님이 보우하사 님하들이 접대를 받기 싫다시면서 갑자기 스케쥴을 변경했다. 

평소 같으면 '아아- 공무원 시끼들' 했겠지만 몸 상태상 기뻤다 (단순-)


집에와서 된장찌개에 소시지를 구워 저녁을 먹고 (아프면 잘 먹어야함) 도무지 떨어지지 않는 열을 잡기 위해 얼마전 영양제를 구입한 동네 약국으로 갔다. 


"저기여-"

"(앗- 지난번에 영양제를 사간 외국인이군!!) 넹?"

"열이 나고 감기인듯"

"아아- 이거"


하면서 타이네롤을 내민다.


"아아아- 이녀석은 안되여"

"오오 그렇다면..."


하면서 왠 처음 보는 약을 내민다. 약의 제목은 Ameflu. 그러니까 미국에서 만든 독감약인듯하다.


"프롬 아메리카. 굳"


하길래 구입을 해서 집에 와서 먹었다.

어헛-

꼼짝하지도 않던 열이 20분만에 진정국면에 접어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독한 약은 낮용과 밤용으로 구분되는데 다행히도 내가 산 것은 낮에 먹는 녀석으로 그나마 약하고 밤용은 제대로된 생활이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


암튼 이 약을 먹고 땀을 질질 흘리면서 아침에 일어났더니 뭐랄까....

오늘 하루 정도 푹- 쉬면 정상으로 되돌아 갈 것 같다.

그렇지만 오늘도 모모 단체에서 주최하는 체육대회이고 뭐랄까 일종의 업무상 참여를 해야 해서 엄청나게 더운 날씨에 낑낑거리면서 대회를 뛰었다.

문제는

체육행사가 끝나고 맥주를 한 잔 했더니 왠지 몸이 나은 것 같이 느껴져서 집에다 가방을 던져두고 바로 하인즈네 바에서 신나게 맥주를 마셔댔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금요일 아침 증세에다가 콧물과 기침이 동반된 상태가 되었다.

겨우겨우 라면을 끓여먹고 약을 한 웅큼 먹고, 땀을 질질 흘리면서 티비를 보고있다.


정말 이럴때는 내일 하루 정도 쉬고 싶지만,

시추중이고, 월요일이라서 회의들이 줄줄이 있고, 저녁에는 공식 환영/환송회를 빙자한 회식이 있고,

화수는 붕타우 출장이고, 목요일에는 공식 점심을 비롯한 약속이 있고....


이미 누군가가 내 인생을 결정해 놓은 것 같은 느낌이든다.


심지어 오늘도,

지금 돌리는 빨래 끝나면 널어놓고, 2차 빨래 들어가고, 와이셔츠 다리고, 대충 저녁거리 사러가야 하고, 일주일을 위한 쇼핑을 (아아- 쌀 떨어졌다) 해야한다. 아 참 세탁소에서 바지 찾아와야 하는 구나. 감기약도 떨어져서 사러가야 하고.


몸이 아프니 내 맘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그런 일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