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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베트남 정보

베트남에 대해 생각하기 - 긍정+1

베트남에 오래 살다가 보니까 이런 저런 일들을 부딧히게 되고 또 나름대로 일상성에 젖어들어가면서 

처음에 베트남이란 나라를 만나면서 느꼈던 그런 신선한 생각들을 사라져 버린지 오래다. 

(난생 처음으로 탄손녓에 내렸을적에 얼마나 멋졌던가!!!)


문득문득, 이 나라의 공산주의적 비효율성과 종종 맞닥드리는 이 나라의 후진성을 보면서 또 이런 일로 이런저런 상처를 받으면서


'과연 이 나라가 민족주의적인 공산주의로 프랑스와 미국으로 이겨낸 나라인가?'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곤 한다.


뭐, 베트남에 산지 꽤 된 것이다.

이제는 더이상 호치민의 전기를 읽지도 않고, 그가 지어낸 글들과 혹은 일화에 감동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오늘 우연하게 이런 일화를 들었다.


때는 1975년 4월 30일 바로 남 베트남이 수도인 사이공이 함락하여 북 베트남에게 멸망하는 그 때였다.

바로 그 이틀전 그러니까 4월 28일에 남부 대통령이 된  즈엉반민(Duong Van Minh)은 4월 30일 정오에 베트콩에게 무조건 항복을 한다는 육성 녹음을 라디오로 방송한다.

즈엉반민의 정치적인 노선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표방한 제3세력의 지도자였다고 전해지지만 

뭐 패망 이틀전에 대통령이되었으니 그의 노선을 펼치기에는 다소 무리가... -_-;;;





그는 본인의 최초이자 최후의 정치노선을 담아서 다음과 같은 담화를 발표한다.


"남쪽 병사들은 들어라. 당신들은 총을 내려놓고 조용히 대기하라. 북베트남 군에게 호소한다. 당신들은 사격을 중지해 달라. 

본인은 민족의 화해와 협력에 호소하여 평화적인 정권 양도를 위해 당신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언듯 들으면 우리나라 사람들 성격에는 마치 회색분자의 비겁한 발언도 같고, 대국적인 견지의 호소일 수도 있는 그런 내용이다.


뭐 여기까지 진행되었으면 별거 없었겠지만, 놀랍게도 해방군 군사관리위원회는 5일동안 즈엉반민 대통령을 조사한 뒤 방면을 한다.

방면을 받아서 즈엉반민이 집으로 가려는 그 때 베트콩 사령관인 짠빤쩌 중장이 나타나 즈엉반민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승자와 패자는 없다. 우리가 미국을 이긴 것이다. 당신들이 베트남민주공화국 일등 국민이 된 것을 축하한다. 당신들은 귀가해도 좋다"


이후에 즈엉반민은 베트남에 살다가 프랑스로 다시 미국으로 가서 거기서 수명을 다한다. 


현재까지 즈엉반민의 발언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는 것이 베트남의 공식 입장인듯 싶다.


뭐, 공산주의 선동정책에 일환일 수도 있다는 면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 말은 멋지지 않은가


"우/리/가 미국을 이긴 것이다"


예전에 외국 사는 선배에게 우리가 처음으로 민선대통령을 당선시킨 다음에 들은 말이 있다.


"이제야 우리 나라가 스스로 민주국가라고 말할 수 있게 된거야"


뭐, 어쩌니 저쩌니 하고 아직도 남쪽에 대한 북쪽의 차별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강대국 사이에서서 민족적인 통일을 이뤄낸 나라라는 생각에 또 그런 물리적인 것과 함께 정신적인 통합을 이룬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어찌어찌 통일이 되었을적에 우리는 북한사람에게 우/리/가 통일을 이루었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