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U Town Daily

한일관계의 영향이랄까

by mmgoon 2019. 8. 20.




"자자, 그러니까 이번에 일주일간 오는 거야"

"알았음"

"하지만 4일치만 돈을 지불하는 것이지"

"아아"

"그리고 온 김에 울 애들 좀 교육해줘"


언듯 들으면 뭐랄까 무리한 부탁인 것 같지만 마구 줄어든 예산과, 교육기회라고는 모두 박탈 당한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모르는 사이가 아닌 k상에게 비굴하게 전화를 하고 있었다.


"아아, 그래도 너무 무리스러움"

"이거 왜 이래? 내가 매일 저녁 맥주 사준다니까"

"2주짜리 과업을 4일분의 비용으로 일주일 동안 하는 거자나"

"어허, 우리가 양넘들이야? 야근이라는 것이 있자나. 새삼스레" -_-;;;;

"윗 사람들에게는 뭐라고 그래?"

"걱정하지 마라고. 내가 전화해서 다 해결한다니까. 호형호제하는 술친구 사이라고"


맘 착한 k 녀석은 역시나 기술자 녀석이라서 암 생각없이 다다음 주에 오기로 했다.

녀석이 좋아라 하는 파닭과 닭갈비 집들이나 수배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는데 녀석이


"근데 말이야"

"응?"

"요사이 너네 나라랑 울 나라 관계가 워낙 안좋자나"

"아아, 그거야 정치인들 얘기지"

"그래도 혹시나 치맥 먹는데 식당 분위기 싸해지면.... 나 술마시면 목소리 커지자나" 

"그런 일은 절대로 없어. 니가 욱일승천기를 그려진 유니클로 티셔츠를 입고 치킨집에서 텐노반자이만 안하면"

"뭐 그렇겠지만서도..."


겨우 녀석을 달래고 이번에 오면 곱창도 사준다고 동기도 부여해서 오는 날짜를 확정했다.

그런 다음 커피 한 모금을 하면서 창밖을 보니 사람들이 회사 앞에다가 왠 플랭카드를 달고 있다.

대충





뭐 이런 내용이고, 한글을 모르는 k상이 봐도 충분히 그 뜻이 전달될 것 같이 보인다.

에휴....

맘 약하고 일만 할 줄 아는 k상이 출근하다가 도망이나 안가야 할텐데...

첫 날은 호텔에서 내 차로 데리고 와야겠다.



'사는 이야기 > U Town Da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산물 수급상황  (0) 2019.09.03
예상치 못했던 장소들  (4) 2019.08.31
요사이 이야기  (0) 2019.08.19
일종의 고립을 경험한 토요일  (0) 2019.07.22
일이 늘어났다  (0) 2019.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