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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너무 눈부시고 더운 주말

by mmgoon 2018. 3. 19.



금요일에는 몸담고 있는 조직의 신년회 (아니 이제 신년회?)여서 찾아갔더니 아랫 것들이 몇 명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형님들 앞에서 재롱을 떨면서 마셔댔더니 겨우겨우 집에 걸어올 수 있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난 토요일 아침 거실에는 빛이 한 가득이다.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고 커피를 한 잔 하고 (아아- 해장국이 먹고프다) 에어컨을 돌리면서 정신을 추스렸다.

몸 상태도 영- 아니고 등등해서 라면을 끓여먹고 집안 일을 시작했다.


빨래를 돌리고

몇몇개의 고지서들을 처리하고

쌓아두었던 물건들을 정리하고

이것저것 치우고 등등


그리고 다 된 빨래를 널어서 베란다에 내어놓는데 훅- 하는 열기가 눈부신 햇살과 함께 다가온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다. 

기온은 이미 34도에 다다르고.


몸상태와 기후 핑계를 대고 하루 종일 집에 있기로 결정했다.

게으름에도 음주만큼이나 핑계가 필요한 것이다.

간만에 머엉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미친듯이 밝은 해가 뉘엇뉘엇 지고 다시 어두운 시간이 찾아오는 걸 느꼈다.



다음 날 교회에서 사순절 예배를 마치고 큰 수퍼에서 장을 봤다.

그 동안 벼르던 그릇도 몇 개 사고, 떨어졌던 휴지, 키친타올, 세제 등을 샀다.

간만에 Coop Mart에 왔더니 이거저거 살 것들이 많아져서 결국 낑낑거리면서 집으로 올라왔다.


대충 정리하고 점심은 간만에 사이공식 분짜를 먹어줬다. 아아- 맛있군.

분짜집에서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베트남식 아이트 커피인 까페다를 사들고 집으로 걸어오는데 눈이 가득차는 느낌이 들 정도록 맑고 덥다.


결국 이런 식으로 햇볓과 더위에 밀려서 주말을 빈둥거렸다.

으음....

너무 밝은 것들에 약한 건가. 아님 단순히 게으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