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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겨우 정신을 차린 오늘

by mmgoon 2017. 5. 18.




이전에 다니던 교회는 ‘전인치유사역’이라는 어떤 이론에 의해서 설립되었던 곳이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늙으신 장로님께 커피를 한 잔 얻어먹으면서 들었던 내용이었죠.


“아아, 그렇지 그런 이유에서 이 교회를 만들었어”

“전인치유라녀?”

“그러니까 사람이라는 존재는 (1) 육체적, (2) 정신적(사회적), (3) 영적으로 건강해야 한다네”

“그런가요?”

“그렇지. 아직 젊어서 모르겠지만 이것들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사람은 제대로 살 수가 없어”

“아아”


뭐 그런 이유로 육체적 치유를 위해 병원을, 정신적/사회적 치유를 위해서 상담소를, 

그리고 영적인 치유를 위해서 교회를 만드신 늙으신 장로님은 (지금은 하나님 곁에서 뭔가를 하시고 계신다) 

철없는 젊은 대학생 하나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몇 십 년이 지난 지금 그러니까 이번 주 내내 나의 삶은 없었다.


그러니까 지난 주말부터 컨디션이 최악으로 치닫기에 무리한 행동을 자제하고 음주로 삼가고 지냈었는데, 

주일날 저녁이 뭐랄까 웬만해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모임이어서 결국 음주와 가무(?)를 하고 났더니 이번 주 초부터 온 몸이 반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참다참다가 월요일에 병원을 갔습니다 (네네, 이 나이가 돼서도 병원 가기 싫다죠 -_-;;;;)


“증세가 심한가요?”

“네. 장난 아닙니다”

“그러니까... 정도가.... 어느 정도...”

“물... 수준이에여”

“알겠습니다. 일단 항생제, 지사제, 전해질 등등을 처방해 줄테니 3일 후에 보시져”


이렇게 약을 받고 먹었지만 워낙 증세가 심해서 빨리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나와 앉아는 있지만 도무지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었죠.

땀이 삐질삐질 나면서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근육통에 시달리면서 속은 메슥거리더군요.


문제는,

이 증상이 약을 먹은지 이틀이 되었음에도 상황은 조금도 좋아지지 않았고 (악화가 흑흑-)

결국에는 어제는 회사에 출근했다가 소장님께 말씀드리고 하루를 쉬어야 했습니다.

(소장님도 땀을 삐질거리는 모습을 보더니 순순히 휴가를 허락하시더군요. 훗훗-)


어제 하루 종일 약 먹고, 쭈그려서 꾸벅거리다가, 화장실 갔다가를 반복했더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 어느 정도 상황이 해결되었더군요. 

뭐, 물론 100% 회복이라기보다는 80% 정도 정상화가 되었지만 어제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나서 이번 주에 내가 한 일을 살펴보니...

정말 별 것 없습니다.

결국 평소에 이런저런 잘난체를 하더라도 몸이 아프면 정신력으로 극복을 할 수 없는 그런 존재라는 사실을 또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네, 예전에 늙은 장로님의 말대로 사람이라는 존재는 육적으로 영적으로 사회적으로 건강이 필요한 그런 존재임을 부인할 수 없네요.

마치 폭풍이 지나고 잔해만이 남은 것을 바라보는 상태에서 간만에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영적이나 사회적으로는 건강한가 하고...

으음...
아프고 나니까 성장이라도 한 건가요.
아아- 
베트남의 설사는 너무나 대단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