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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동네 병원의 즐거움

by mmgoon 2023. 9. 21.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그러니까 지난 번에 병원에서

“아아, 코로나는 아니에여”
“글쿤요”
“자자 약을 드릴테니 드시면 4일이면 나아질 겁니다”

하여 일주일동안 약을 먹었음에도 변화가 없어서 결국 휴가를 내고 다시 그 동네 병원을 찾았다.

“아니 아직도 아프신 건가요?”
“그렇다죠”
“글면 왜 좀 더 일찍 안오시고”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말이져….”
“일단 확실히 하기 위해 코로나 검사를 다시 한 번 하시죠”

“얌마 니가 지난 번에 음성이라며!!” 라고 하고 싶었지만 순순히 의사 새임의 말을 따라 코를 쑤셨다. 

다시 한 번 콧 속에서 피맛이 느껴진다. 흑흑

“역시나 코로나는 아니에여”
“글쿤여” (내 코 점막에 사과를 하라고!!!)
“그런데 왜 이리 오래 간다지”

하면서 울 동네 병원 의사새임은 약 5초간 고민을 하시더니

“제가 이번에는 조금 더 센 약을 조제해보렵니다”
“아아”
“일단 삼일만 드셔보시고 그래도 변화가 없으면 다시 오셔요”

하면서 비장한 얼굴로 키보드를 누른다.

처방전을 받아들고 아래층의 약국으로 가서 내밀었더니 약사 새임이

“오오 이 약은 말이져 엄청나게 졸리실거에여”
“독해서 그런 건가요?”
“아녀 성분 자체가 그래여”

약을 받아들고 김밥을 구입해서 집으로 와서 일단 김밥을 먹어주고, 

조금 있다가 약을 먹고 회사 시스템에 연결을 했다. (왜 휴가일에 당연한 듯이 일을 하는 것일까)

메일을 몇 개 쓰고, 채팅으로 애들 일을 시킨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의자에 앉아서 쿨쿨 거리고 있다.
뭐랄까 의사 새임이 ‘이번 약에도 치료가 안되면 어떻하지’ 뭐 이런 마음이 담겨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덕분에 이전 약보다는 훨씬 치유가 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_-;;;;

저녁에도 간단히 남은 김밥을 먹고 약을 먹었더니 8시부터 잠이들고 말았으며, 아침에 회사에 도착해서도 깨어있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해야만 했다.

자, 3일 뒤에도 병이 낫지 않아서 다시 동네 병원을 찾아간다면 어떤 약을 처방해주려나 하는 마음이 든다. 
아이고 늙어서 감기도 잘 낫지 않다니 으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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