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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거나 들은 얘기

하노이 신부를 보다

by mmgoon 2005. 10. 21.




이렇게 제목을 쓰고나니까 뭐 번지점프를 하다 이런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암튼,

어제 오늘은 소위 님들이 모두 없다.

나는 졸지에 당서열 2위로 뛰어올라서 이런저런 전화를 받으면서 당근 빈둥거리면서 지내고 있다.

결국은 이런 분위기 즉, 눈치봐야할 님들은 모두 회의가고 만만한 Sr. Geologist인 미스터김만 빈둥거리고 있는 이런 분위기를 

우리 언니들이 놓칠 이유가 없다.


옥이가 아침부터 와서


"자자 하노이 신부를 카피해 달라구요"


해서 카피해 줬더니


"이거 소리가 안나와염"


한다. 

그래서 코덱 깔아주고 등등을 해서 소리까지 완벽하게 나오게 해줬더니, 옆자리가서 좋은 스피커를 들고와서 그걸로 갈아끼우더니, 

차우랑 안이랑 커피아줌마랑 늉이랑 다 불러모아서 내 앞자리에 앉자 수다를 떨며 하노이 신부를 구경한다.


공사 규정대로 하자면, 소리를 꽥 지르고 모두 자기 자리에 가서 맡은 바 본분을 다하라고 해야겠지만 

여긴 베트남이고 나는 내 앞에 앉은 분들에게 엄청나게 의지하고 있고 (업무나 간식이나 등등) 

나도 솔직히 별로 일을 열심히 하고 있지 않은 까닭으로 잠자코 앉아서 방해되지 않도록 인터넷을 하고 있었다.


"하하하 아이구 우껴"

"저 여자애 발음이 왜 저래?"

"허억- 길거리에서 저런식으로"


등등의 반응이 이어진다.


문제는 옥이가 한국말을 듣고 이거저거 상황을 설명해줘야하는데, 

사투리가 나오거나 비유적인 설명 (예를 들자면 신발도 짝이 있다는 식의)이 나오면 이게 너무나 큰 의역이되어서 스토리가 잘 않맞는 것이다.

결국에는 이런 경우마다 불려가서 "아아 이상황은.... 이 남자가 왜 그러냐면.... 혹은 한국에서는 이렇게..." 등등의 부연 설명을 해줘야 했다.


1부가 끝나고 잠시 다과를 하면서 2부를 볼 준비를 하다가 차우가


"이거 슬플까요 아님 해피엔딩?"

"당근 100% 해피엔딩이야"

"어떻게 알아염?"

"이게 추석특집극이거든. 반/드/시/ 해피엔딩이야"

"호오~"


다시 2부가 시작되고, 언니들은 웃거나 토론을 하거나 자기들끼리 툭툭 치면서 시청을 계속했다.

대부분의 주제는 '남자는 참 괜찮은데, 여자애가 영~ 아니다' 와 '현실과 넘 동떨어진다' 가 주제였다.


결국 2부까지 다 끝나고


"정말로 미스터김 말대로 해피엔딩이네"

"나 이거 시디로 구워줘"


등등의 말들을 남기고 언니들은 간식먹으러 나갔다.

으음 역시나 한류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것들이 나를 무시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참, 애들이 소리높혀 성토하는 얘기 중에 하나는 여자주인공 이름이 '티 브' 로 나오는데 이건 베트남식이 절대로 아니고 한국식이라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 옥이의 이름은 웬 누 옥이고 성은 웬씨니까 우리 식으로 부르자면 '누옥'아 해야하는데 

베트남에서는 절대 이렇게 안부르고 '옥'아 합니다. 


그리고 이름이 뭐냐고 물어도 '옥'이라고 하져. 

그러니까 우리 '티 브'양도 '브'야 라고 해야합니다. 이름이 '브'죠. 아마도 Thi Vu 일겁니다. 흠흠 잘난척은...-_-;;


암튼 베트남에서 본 베트남 주제 드라마 한편으로 즐거운 오후였다...가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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